혹시 나도 '착오'를 겪어본 적 있나요?
우리 일상생활에서 '어? 내가 왜 그랬지?', '분명히 다르게 생각했는데!' 하고 착각하거나 실수하는 순간들이 있죠? 법률에서는 이렇게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특히 그 불일치를 본인이 모르는 경우를 ' 착오'라고 불러요. 마치 민법시험 문제에서 민법책을 시켰는데 개론 책이 온 경우처럼 말이죠. 이처럼 의도와 표시가 다르고, 그 사실을 스스로는 모르는 상태가 바로 착오예요.
이 ' 착오'는 비슷한 다른 법률 개념들과는 조금 달라요.
예를 들어, '비진의 표시'는 자신의 진짜 의도와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걸 본인이 아는 경우예요. 사직할 마음이 없으면서도 사직서를 제출하는 교수님의 사례가 바로 비진의 표시에 해당하죠. 반면에 '통정 허위 표시'는 상대방과 짜고 거짓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를 말해요. 채권자의 경매를 피하기 위해 친구와 짜고 재산을 넘기는 듯 꾸미는 게 여기에 속하죠. 이 두 가지는 본인이 의도와 표시가 다르다는 걸 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하지만 착오는 그 사실을 본인도 모른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답니다.
'착오'가 있으면 무조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나요?
어떤 계약이든 ' 착오'가 있었다고 해서 무조건 취소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 민법 109조는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려면 몇 가지 중요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바로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을 것'과 '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것'이랍니다.
이걸 줄여서 '내중착 중무선'이라고 기억하면 편리해요. 즉, 계약의 핵심 내용에 중대한 착오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착오를 일으킨 사람에게 큰 잘못(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만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거죠.
만약 착오가 계약의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해당하거나, 착오를 일으킨 사람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아주 사소한 착각은 계약 취소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또,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할 수 있었을 명백한 실수, 즉 '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면 법은 그 책임을 묻는답니다. 경미한 과실이 있을 때는 계약 취소가 가능하지만, 중대한 과실은 안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해요.
98만원짜리 물건을 89만원에 팔았다면, 계약 취소할 수 있을까요?
만약 판매자가 제곱미터당 98만 원에 팔 생각이었는데, 계약서에 실수로 89만 원이라고 잘못 기재했다면 어떨까요? 이런 상황에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면, 법에서 중요하게 보는 '표시된 금액'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생각(의사)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겉으로 드러난 '표시'가 기준이 된답니다. 이 경우, 계약서에 적힌 89만 원이 바로 기준이 되는 거죠.
따라서 판매자는 89만 원을 팔 의사는 없었지만, 89만 원으로 표시를 했기 때문에 의사와 표시가 일치하지 않는 '불일치'가 발생한 거예요. 그리고 판매자는 이 불일치를 본인도 몰랐기 때문에 ' 착오'가 됩니다.
이제 '내중착 중무선' 원칙을 적용해볼까요?
이 착오가 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해당할까요? 그리고 판매자에게 ' 중대한 과실'이 없었을까요?
일반적으로 가격은 계약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이고, 단순히 숫자를 잘못 기재한 것은 '경미한 과실'로 판단될 수 있어요. 따라서 이 경우, 판매자는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남의 건물인 줄 모르고 계약했다면, 취소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을이라는 사람이 갑과 건물을 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건물 소유자가 갑이 아니라 다른 사람, 예를 들어 병이었다면 어떨까요? 을은 당연히 '병 소유 건물인 줄 알았더라면 갑하고 계약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착오를 일으켰을 거예요. 이런 상황을 '목적물의 소유권에 관한 착오'라고 부른답니다.
그렇다면 을은 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타인 소유의 물건도 매매 계약의 목적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즉, 갑이 비록 지금은 그 건물의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나중에 병으로부터 소유권을 취득해서 을에게 넘겨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계약 자체는 유효해요. 만약 갑이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면, 을은 갑에게 '매도인의 담보 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지하거나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죠. 따라서 법원은 목적물의 소유권에 관한 착오를 '계약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로 보지 않는답니다. 결국, 을은 이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공장 지으려 땅 샀는데, 공장을 못 짓는 땅이라면?
갑이라는 사람이 공장을 지을 목적으로 땅을 샀다고 가정해봐요. 그런데 계약을 한 후 관계 법규를 확인해보니, 그 땅에는 도저히 공장을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갑에게는 당연히 '공장을 지을 수 없는 땅인 줄 알았더라면 사지 않았을 텐데!' 하는 착오가 발생한 거예요. 이처럼 계약을 하게 된 동기에 착오가 있는 경우를 ' 동기의 착오'라고 부른답니다.
이런 ' 동기의 착오'는 원칙적으로 계약 취소의 사유가 되기 어려워요. 하지만 만약 갑이 공장을 짓겠다는 '동기'를 계약할 때 명확히 표시했고, 그 동기가 계약 내용이 되었다면 예외적으로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가능성이 있어요. 이 사례에서 갑은 공장 건축이라는 동기를 표시했으므로, 이 착오는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로 볼 수 있죠.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조건! 바로 '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갑이 관할 관청에 가서 땅의 건축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 보지 않은 것은 ' 중대한 과실'로 판단될 수 있어요. 누구나 서류를 떼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는 주의 의무를 크게 게을리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경우 갑은 중대한 과실이 있었으므로, 계약을 취소하기는 어렵답니다.

'착오'와 '비진의 표시', '통정 허위 표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비진의 표시', '통정 허위 표시', 그리고 ' 착오'라는 세 가지 법률 개념에 대해 알아봤어요. 이 세 가지는 모두 '의사 표시가 불일치하는 경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즉, 마음속 의사와 겉으로 드러낸 표시가 다르다는 점이 비슷하죠.
하지만 더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이 세 가지 모두 법률 효과가 발생했을 때, ' 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 선의의 제3자'란, 어떤 법률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약 관계에 얽히게 된 사람을 말해요.
예를 들어, 착오로 계약이 취소되더라도, 그 사실을 모르고 관련된 물건을 다시 취득한 선의의 제3자에게는 그 취소를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예요. 이는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중요한 원칙이랍니다. 이처럼 민법은 의사와 표시가 일치하지 않는 다양한 상황들을 규정하고, 각 상황에 맞춰 취소나 무효등의 법률 효과를 발생시키며, 동시에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균형을 맞추고 있어요.
"본 포스팅은 개인적으로 학습하고 수집한 자료(에듀윌 심정욱교수님 기초강의)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법적 책임이 없으며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관련기관 등에 다시 한 번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기타 궁금하신 사항은 댓글과 쪽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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